이름은 부모가 지어주지만, 묘비명은 자신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인터넷이 여론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온라인 대부분의 반응이나 조양호 회장 사망 소식 이후 한진 그룹 계열사 주가 동반 상승이라는 웃지 못할 일들은 인생사 사필귀정 이라 생각한다.
사람의 죽음앞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음에는 공감한다지만 이러한 이들에 대한 명복까지 빌어주길 기대하는 건 무리일 듯 싶다.
인생 그릇되게 살면 죽어서도 손가락질 받는 사회가 되어야 건강한 사회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듯 죽음은 모든 걸 내려놓게 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폐질환이 있어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 대한항공 주총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요양 목적으로 LA에 머물러왔다.
부인과 차녀는 미국에서 병간호 중이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주말에 급히 연락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지에서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운구는 최소 4일에서 1주일가량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급작스런 별세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으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해 항공 등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 별세 소식에 항공업계를 비롯한 재계는 그가 항공업 발전 등 경제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애도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그룹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경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인하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지냈다.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뒤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선친에 이어 그룹 경영을 주도했다.
1996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4년부터 IATA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국제항공업계에서 한국의 국적항공사 이해를 대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맡아 재계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고,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한·불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한·사우디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민간 외교에도 공헌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이사 등 스포츠 지원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켰다.
조양호 회장의 사망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은 장남 조원태(44) 사장이 승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지난달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등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취약한 지배구조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속에 상속 등 복잡한 승계 과정이 남아 있어 조 사장의 앞길 역시 밝지만은 않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가운데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다. 조양호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고 조 사장(2.34%)과 장녀 조현아(2.29%) 조 회장 자녀의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다. 갑작스러운 조 회장의 사망으로 다른 대기업과 비교할 때 자녀들이 아버지의 지분을 상속받거나 승계할 여유가 부족했다. 조 사장의 경영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선 상속세와 지분 이양 등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참고할만한 승계 과정은 지난해 구광모 회장이 4세 경영이 나선 LG그룹이 있다. 구 회장은 꾸준히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오다 아버지 고(故) 구본무 회장 사망 이후 아버지의 지분 일부를 상속받아 경영권을 확보했다. 주식 담보 대출과 자회사 지분 매각 등으로 상속세를 마련했고 일가의 우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무리 없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6년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선임돼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한 조원태 사장은 구 회장과 비교하면 상황이 좋지 않다. 구 회장이 아버지의 와병 동안 승계 준비를 할 여유가 있었던 반면, 조 사장은 일가의 도덕성 논란과 실적 하락, 경영권 위협 등 속에서 승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아버지가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사주 일가 중 유일한 사내이사여서 우군(友軍)이 없는 것도 불안 요소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공격 등도 대처해야 한다. KCGI는 한진칼 지분과 함께 ㈜한진의 지분도 매입해 조양호 회장의 ㈜한진 지분을 활용한 승계 방안에 제동을 건 상태다.
조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2021년까지다. 조 사장은 아버지 사망 이후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승계를 위한 묘책까지 찾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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