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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보다, 글들

장미와 가시

by Champagn 2020. 12. 26.

가뜩이나 치열한 삶에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공존과 생존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힘겹게 이고 살아간다.

 

잔인한 계절이다.

 

생채기나고 가시투성이인

내 삶이라고 크게 다를까.

 

'하지만 살아남아야 한다.'


 

장미와 가시 by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의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 투성이었어

가시 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 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수 있을까
장미 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 투성이를 지나
장미 꽃 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송이의 장미 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 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 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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